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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과 전문의보다는 치유자로 불리고 싶다는 정혜신 박사의 책 <당신이 옳다>는 지난 9월 출간 이후 단숨에 베스트셀러 반열에 올랐다. 최근 문재인 대통령의 페이스북 독후감 포스팅을 계기로 <SBS 주영진의 뉴스브리핑>에 소개되기도 했다. 세바시 강연과 유튜브 등의 다양한 방송 매체를 통해서 그 가치는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지난 11월 21일, <당신이 옳다> 워크숍에 참석하기 위해 천안 북카페 '산새'로 달려갔다. 평소, 정혜신, 이명수 선생님의 페이스북 포스팅 통해 접한 두 분의 이상적인 부부관계는 내게 큰 동경의 대상이었다.

그 황홀한 사랑법을 배우고 싶어 남편의 손을 잡고 함께 갔다. <당신이 옳다> 독서 이후 가장 가까운 거리에서 행복한 삶의 역동적인 변화를 지켜봤던 남편이기에 쉽지 않은 여정에 흔쾌히 동행해 주었다.

<당신이 옳다>를 통해 선명해진 나의 정체를 통해 남편도 자신의 정체를 있는 그대로 발견하길 바랐다. 나나 주위 사람들, 또는 체제의 욕망과 뒤얽힌 한 사람이 아닌, 존재하는 그 자체로의 자신을 알아주기 바랐다. 그렇게 홀딱 벗은 그의 마음과 마주하고 싶었다. <당신이 옳다>의 독서와 깊은 성찰을 통해 내가 겪은 홀가분한 자유함을 마음껏 나누며 소통하고 싶었다.

한동안 남편과 나는 서로에게 가장 큰 피해의식을 안겨주는 존재였다. 서로를 가장 사랑하고 필요로 하는 관계임에도 불구하고 심하게 뒤틀려 엮여진 부조합을 극복하기 힘들었다. 거부할 수도 끌어안을 수도 없는 고통의 시간들로 인해 극단적인 단절을 욕망하기도 했었다. 그러나 그 피해의식의 실체를 탐구하는 과정에서 알게 되었다. 그간 우리는 각자의 영역 전쟁에서 너무 게을렀다는 것을.

최근 3년 여의 피 터지는 싸움 끝에 드디어 상대를 여유 있게 바라볼 수 있는 지점에 서게 되었다.

아, 그러나 아쉬웠다. 그의 마음 영역은 여전히 황폐하다. 애초에 페어플레이가 힘든 게임이었던 것이다.

우리가 살아온 세상은 온통 남성 중심 세상인 것만 같다. 그들이 더 많은 기회를 갖고, 좀 더 유리하고, 대체로 여성의 희생을 밑밥으로 깔고 감으로써 최소 1인은 이길 수 있도록 조직화된 세상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마음의 영역에서 볼 때, 남성들의 자산은 오히려 궁핍하다. 세상은 그들의 징징거릴 자유, 약해질 자유, 실패할 자유로부터 훨씬 더 인색하다. 그러니 남성들은 서로의 눈물을 닦아주는 마음 동지를 얻기도 무척 어렵다. 어릴 적부터 '남자다움'이라는 감정 감옥에 감금되어 누구에게도 마음껏 마음을 흘려보내기 어려웠던 것이다.

예감은 옳았다. 남편은 <당신이 옳다>를 책으로 읽으며 일어난 내 마음의 파장을 그대로 느꼈다. 작고 여린 정혜신 선생님의 목소리와 몸짓, 눈빛에 실린 진정성에 이끌려 마음의 빗장을 스르르 여는 그의 떨림이 느껴졌다.

평소 대화에서 마음의 영역으로 들어가면 졸음을 참지 못하곤 하던 그가 미지의 영역으로 황홀하게 빨려 들어가는 게 보였다. '당신이 옳은 이유', 그리고 독자들의 질문에 온 체중을 실어 전달하고자 하는 그 애틋한 메시지에 그대로 녹아 든 것이다.
 
따뜻한 두 사람


나 또한 첫 만남임에도 불구하고 한껏 팔 벌려 안아주신 정혜신 선생님의 품에 안겨서 책과 함께한 한 달간 수도 없이 달려가 안긴 그 품의 체온을 가슴 깊이 느낄 수 있었다.

정혜신 선생님의 강연에 뒤이은 이명수 선생님의 간증 시간이 이어졌다. <당신이 옳다>라는 약은 아무리 복용해도 부작용이 없고 엄청난 효과만 있으므로 당당하게 바람잡이 노릇 하겠다는 이명수 선생님. 아, 두 분의 조합은 어쩜 이리도 아름답고 완벽하단 말인가!

따뜻하다가도 차갑고, 눈물짓다가도 팡 터지는 웃음, 그리고 이어지는 존재에 대한 파도타기 같은 사랑, 한 마디로 감정의 대축제 한마당이었다.

공식적인 행사를 마친 뒤 한쪽에서 치유패거리라 자칭하는 골수팬들이 정혜신 선생님을 에워싸고 울고 웃으며 애정을 나누는 동안, 우리 부부는 꽤 긴 시간 이명수 선생님을 독점할 수 있었다.

"선생님, 두 분의 모습에서 제가 꿈꾸는 이상적인 부부관계를 보았어요. 저희도 닮고 싶어서 남편과 함께 왔어요" 하며 남편을 소개했더니 이명수 선생님은 다음과 같이 칭찬해주셨다.

"이미 저희보다 더 진화된 부부관계네요. 여기 보세요. 이 많은 분들 중 어디 남자분이 계신가요? 벌써 이곳에 함께 있다는 것은 이미 꽤 발전해 있다는 증거에요. 우리가 두 분 나이 정도 되었을 때 보다 더 진도가 빠르네요." 

이명수 선생님은 대전에서 천안으로 넘어오는 중 성심당 빵을 한 보따리 사오셔서 독자들에게 베푸셨다. 게다가 행사를 마친 후에도 오래도록 자리를 떠날 줄 모르는 이 적지 않은 패거리들에게 맛있는 저녁까지 사주셨다. 이명수 선생님의 배포, 그 마음 자산으로 가기까지 우리 부부는 한 목표지점을 설정하는 데 성공했고, 그 길의 초입에 들어섰다.

당신도 옳다

<당신이 옳다>는 하루 세 끼 집 밥 같이 꼭 필요한 양분이다. 배가 고플 때마다 외식을 하거나 배달을 시켜 사먹는 것은 그다지 쉽지가 않다. 끼니를 거르면 병이 나고 약이 필요하다. 때로는 밥을 제대로 먹을 수 없을 만큼 강력하게 몰아닥치는 위기를 겪기도 한다. 다행히 이 책은 영민하기 짝이 없다. 집밥이 되었다가, 상비약이 되었다가, CPR이 되기도 한다.

남편과의 정당한 페어플레이를 위해 그를 <당신이 옳다> 무리에 끼워주었듯, 강압과 권위 체제에서 스스로의 마음을 읽을 줄 몰라 갑질로만 대처하곤 했던 관리자에게도 이 책을 선물했다. 

강압적인 관리자에 대한 답답함을 질문했던 내게 정혜신 선생님은 '상대의 마음을 물어보라'고 하셨다. 아무리 완고한 사람도 마음을 궁금해 하는 질문에는 작은 균열이 생길 것이라고 예측하셨다. 그 말씀대로 상대의 마음에 다가가자 단단하게 닫혀있던 그의 마음에도 실낱같은 균열이 생기는 걸 볼 수 있었다. 역시 그도 옳다. 깊이 감춰진 존재의 속살이 드러난다. 창백했던 조직 문화에 따뜻한 변화가 생기고 있다.

한 사람이 자신을 살리면 그의 주위 사람들이 살고, 그가 속한 조직이 살고, 사회가 산다. 비로소 우리는 서로가 서로를 살맛 나게 해주는 삶을 살아가게 된다.

지금의 내 행복이 우리 사회 속에서 모두와 함께 지속 가능하기를 바라는 마음에 이 글을 읽고 있는 바로 당신을 <당신이 옳다> 치유 패거리에 끌어들이고 싶다.

특히, 정혜신 선생님의 바람처럼 아이를 돌보는 부모와 교사들이 꼭 읽어보기를 바란다. 23년차 교사인 내게 있어, <당신이 옳다>는 교직이수과정 및 석사과정에 이어 수도 없이 받아온 교사 연수학점을 다 합쳐도 못 바꿀 가장 효과적인 교사 교육 프로그램이 되고 있다. 두 달여의 현장 경험을 통해 <당신이 옳다>로 얻은 교사의 행복이 아이들에게 주는 건강한 영향력'을 자신 있게 증언할 수 있다.

"아이를 기르는 사람이라면, 가르치는 사람이라면 더더욱 마음 급하게. 당신이 옳다!"

덧붙이는 글 | 본 기사는 필자의 페이스북 포스팅 글의 일부 내용을 수정, 보완한 글임.


당신이 옳다 - 정혜신의 적정심리학

정혜신 지음, 해냄(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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