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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지금 국회를 상대로 3건의 정보공개소송을 진행하고 있다. 국회에서 사용하는 특수활동비, 업무추진비, 특정업무경비, 예비금(행정부의 예비비와 비슷한 항목이다), 입법 및 정책개발비, 정책자료집 발간·발송비, 의장단 정보위원회 해외출장비같은 예산의 사용처와 지출증빙서류를 공개하라는 것이다.

이 예산항목들을 합쳐보면 1년에 323억 원이 넘는 금액이다. 이 돈을 쓰면서 국민들에게 보고하고 설명하기는커녕, 어떻게든 정보를 감추려고 하는 것이 대한민국 국회의 모습이다.

그것을 위해 국회는 정보공개법에 따른 정보공개청구에 대해 웬만하면 비공개를 한다. 다른 기관에서 공개하는 업무추진비같은 정보도 비공개하고, 대법원에서 확정판결이 난 사안에 대해서도 비공개를 한다.

정보 감추고 국민세금으로 변호사 선임하는 국회

문희상 국회의장, 여야 원내대표와 첫 주례회동 문희상 국회의장과 여야 교섭단체 원내대표가 16일 국회 의장 접견실에서 열린 국회의장-교섭단체 원내대표 정례회동에 앞서 손을 맞잡고 있다. 왼쪽부터 장병완 평화와 정의의 의원모임,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문 의장, 김성태 자유한국당, 김관영 바른미래당 원내대표.
▲ 문희상 국회의장, 여야 원내대표와 첫 주례회동 문희상 국회의장과 여야 교섭단체 원내대표가 7월 16일 국회 의장 접견실에서 열린 국회의장-교섭단체 원내대표 정례회동에 앞서 손을 맞잡고 있다. 왼쪽부터 장병완 평화와 정의의 의원모임,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문 의장, 김성태 자유한국당, 김관영 바른미래당 원내대표.
ⓒ 공동취재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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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적으로 국회에서 사용하는 특수활동비의 경우에는 참여연대가 2004년에 한 번 확정판결을 받았다. 공개해도 별 문제가 없으니 공개하라는 것이 대법원의 판결내용이었다.

그런데 국회는 대법원 확정판결도 무시하고, 그 이후에도 비공개를 계속했다. 그래서 참여연대는 다시 소송을 제기했고, 올해 5월 3일 대법원 확정판결을 받았다. 그 결과 참여연대가 판결을 받은 기간인, 2011년~2013년 동안 사용된 특수활동비는 공개됐다.

원내대표들이 매월 수천만 원씩 받아가고, 상임위원장들이 매월 600만 원씩 받아간 것으로 드러났다. 그 돈이 최종적으로 어떻게 쓰였는지는 아무도 모른다. 300명 국회의원들도 매년 600만 원씩의 특수활동비를 '입법 및 정책개발' 명목으로 받아간 것으로 드러났다. 진짜 입법활동이나 정책개발에 썼는지는 확인불가능하다.

이렇게 심각한 실태가 드러나자 특수활동비를 폐지하라는 요구가 빗발치고 있다. 그런데 국회는 2014년 이후의 특수활동비 집행내역은 여전히 비공개하고 있다. 불만 있으면 또다시 소송을 하라는 식이다. 대법원의 확정판결도 무시하는 행태이다.

소송을 제기하면 국회는 변호사를 선임한다. 변호사에게 지급되는 변호사 비용도 당연히 국민세금이다.

2015년 이후 3300만 원 변호사 비용 지출

그래서 국회가 정보공개 거부 소송에 사용하는 변호사 비용이 얼마나 되는지를 정보공개 청구해 보았다. 그랬더니 2015년 이후에 총 3300만 원의 변호사 비용을 지출한 것으로 드러났다.

2015년에는 1건의 소송에 대해 1100만 원을 지출했는데, 이것은 참여연대가 국회 특수활동비를 공개하라며 제기했던 소송에서 지출된 것으로 보인다. 당시에 국회측 소송대리는 '법무법인 율촌'이 맡았었다. 로펌을 소송대리인으로 선임하다보니 1건에 1100만 원을 지출했던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2017년에는 3건의 소송에 대해 1320만 원을 지출했다. 이때부터는 로펌이 아니라 정부법무공단을 소송대리인으로 선임했기 때문에 건당 변호사 비용이 줄어들었을 것이다. 또한 2018년에도 7월까지 3건의 소송에 대해 880만 원을 지출했다.

그래서 합치면 2015년부터 2018년 7월까지 지출한 소송대리 비용이 3300만 원이 되는 것이다. 연간 6000억에 달하는 국회예산규모로 볼 때 큰 비중을 차지하는 돈은 아니지만, 국민의 알 권리를 가로막기 위해 국민들이 낸 세금이 사용된다는 점에서 심각한 윤리적 문제가 있다.

게다가 법원에서는 국회측이 주장하는 비공개 사유가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다. 비공개를 해서 지켜야 할 '국익' 따위는 없다는 것이 드러나고 있고, 법원은 연이어서 정보를 공개하라는 취지의 판결을 내리고 있다.

2018년부터는 변호사 비용을 증액하기까지

 국회의사당 전경.
 국회의사당 전경.
ⓒ 김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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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도 국회는 이런 행태를 반성하기는커녕, 2018년부터는 예산편성을 하면서 변호사 비용을 늘리기까지 했다. 2017년에 연간 1500만 원이던 변호사 소송대리비용 예산을 2018년에는 2600만 원으로 증액한 것이다.

한마디로 국민의 알 권리를 가로막는 데에는 국민세금을 아끼지 않고 쓰겠다는 것이 국회의 태도이다. 게다가 대법원에서 확정판결이 난 사안에 대해서도 무조건 비공개를 하고 소송이 제기되면 변호사 비용을 써서 시간끌기를 하겠다는 것이다.

이 정도면 국회라는 기관 자체가 '반(反)국가기관'이다. 대법원 판결을 무시하는 것은 국가법질서를 무시하는 것이고, 국민세금을 쓰면서 최소한의 정보공개도 하지 않는 것은 스스로 '세금도둑'임을 인정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국회는 또다시 필자가 제기해서 1심에서 승소판결을 받은 20대 국회 특수활동비 집행내역에 대해 항소를 하겠다고 한다. 7월 19일 1심에서 승소판결을 받았는데, 8월 10일까지인 항소시한 이전에 항소하겠다는 것이다. 언론에서 관심을 갖고 취재한 결과 8월 9일에 항소할 거라는 얘기가 흘러나오고 있다.

국회는 20대 국회 특활비 항소를 포기해야

항소를 하면 얼마가 될지는 모르지만, 국회는 또다시 추가 변호사 비용을 지출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법원은 아마도 국회의 항소를 기각할 것이다. 무의미한 일에 국민세금만 낭비되고, 국민들의 알 권리는 무시당한다. 도대체 이런 국회는 누구를 위해 존재하는 국회인가?

문희상 국회의장은 취임과 동시에 국회 특수활동비를 폐지하거나 대폭 개선하겠다고 했다. 그런데 왜 정보공개는 거부하는지 이해할 수 없는 일이다. 정보가 공개되고 실태가 드러나야 제도개선도 힘을 받을 것 아닌가? 그리고 모든 것을 다 떠나서 왜 국회가 사법부의 판결조차 무시하는가?

국회는 지금이라도 항소를 포기하고 정보를 공개해야 한다. 그리고 대법원 판결에 따라 특수활동비를 어디에 썼는지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 더 나아가서 특수활동비 자체도 폐지해야 한다. 그것이 주권자인 국민에 대해 최소한의 예의를 지키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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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례민주주의연대 공동대표, 예산감시 전문시민단체인 '세금도둑잡아라' 공동대표, 녹색당 공동운영위원장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그전에는 참여연대, 풀뿌리자치연구소 '이음', 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센터에서 시민운동에 참여해 왔습니다.

행복의 무지개가 가득한 세상을 그립니다. 오마이뉴스 박혜경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