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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넷에 난무하는 성희롱·모욕 댓글, 악플러들은 당사자의 고통을 알까
 인터넷에 난무하는 성희롱·모욕 댓글, 악플러들은 당사자의 고통을 알까
ⓒ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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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에게 쏟아지는 이유 모를 성희롱과 욕설을 경험해본 적 있나.

몇 해 전, 5월 1일. 아르바이트 노동자들에 대한 근무환경 개선 등을 목적으로 하는 집회에 나갔다가 사진이 찍혀서 기사에 실린 적이 있었다. 나 혼자 찍힌 게 아니었지만, 사진 속에서 짧은 바지를 입고 웃고 있는 유일한 사람이라는 이유로 많은 비난 댓글이 달렸다.

"집회 나와서 웃는 걸 보니 골빈X임이 틀림없네"라든지, "허벅지가 맛있게 생겼는데, 알바 안 하고 조개나 팔면 되겠다"든지.

그때 같이 집회에 나갔던 친구들은 기사를 보고 경악해서 나에게 그 댓글들을 전해주었다. 그 날 저녁 일찍 집에 가겠다고 자리를 피한 나는 서울 시청광장에 앉아 한참을 울었다. 그것이 한 계절의 우울증을 유발할 것이라고 생각도 못 한 채 말이다.

그것이 내가 겪은 첫 인터넷상의 모욕이자 성희롱 댓글이었다. 댓글에 그런 이야기들이 꽤나 많았는데, 이를 문제 삼고 고소하는 일이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경찰에 신고를 접수하기 위해서는 피해자가 직접 기사를 PDF 파일로 만들어 가야했다.

나는 내게 쏟아진 이유 없는 비난 댓글을 하나하나 읽는 고통스러운 과정을 거쳐야 했다. 그렇지만 그중 대부분은 모호한 내용이라는 이유로 처벌이 되지 않았다. 내가 상처받은 것은 분명했다. 하지만 내게 상처를 준 사람들은 대부분 그 사실을 모른 채 아직도 이 땅에서 살아가고 있을 것이다.

요즘 같은 시대에 댓글을 달기는 참 쉽고, 거기에 유머러스한 성희롱과 모욕을 첨가하기도 참 쉽다. 그렇지만 왜 기사 속 그 사람 또한 당신처럼 댓글을 보기 쉬울 거란 생각은 안 하는지 모르겠다. 그렇게 상처받은 사람들이 늘어간다.

또 한 사람이 죽었다. 누군가 어렵사리 자신의 이야기를 밝힌 기사 밑에 댓글 공방이 벌어졌다. 그 후 상처받은 이가 떠났다. 그 이야기를 듣고 화가 났지만, 그 이야기를 하면 또 누군가 댓글로 상처를 받을까 밝히지 못한 채 모두 가슴에 묻는다.

사람을 죽이는 것이 사람 살리는 것보다 참 쉬운 일이라는 생각을, 문득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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