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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원아, 이 아빠가 이제야 조금 너에게 덜 부끄러워질 수 있게 됐다."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단원고 기간제 교사 김초원씨 아버지인 김성욱씨의 말이다. 김성욱씨는 울먹이며 "우리 초원이를 언젠가는 만나게 될 텐데, 순직 인정이 안됐다면 너무 죄스러워 네 앞에 설 수 없었을 거 같다"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15일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단원고 기간제 교사인 김초원·이지혜씨의 순직 인정 절차를 진행하라고 지시했다. 이는 문 대통령이 지난달 16일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 자격으로 세월호 참사 추모행사에 참석해 "기간제 교사로 순직에서 제외된 김초원·이지혜 두 선생님의 순직을 인정하고 명예를 회복해 드리겠다"고 한 약속을 지킨 것이다.



김성욱씨는 경남 거창에서 농사일을 하다 이 소식을 들었다. 김씨는 이날 오후 <오마이뉴스> 기자와 한 통화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약속을 지킬 거라 믿었지만, 이렇게 빨리 순직 인정을 지시할 줄은 몰랐다"라고 말했다. 그는 "오늘 하루만큼은 우리 초원이도 하늘나라에서 2학년 3반 제자들하고 기쁜 하루를 보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현재 김씨는 딸의 순직 인정을 위해 1년 넘게 공무원연금공단을 상대로 소송을 이어가고 있다. 인사혁신처는 세월호 참사 당시 숨진 단원고 교사 9명 중 기간제 교사 김초원·이지혜씨를  제외한 7명의 순직만을 인정했다.



다음은 기자와 김성욱씨의 일문일답을 정리한 것이다.


 
 고 김초원 교사 아빠 "위원장님 제 딸입니다" 세월호특조위 이석태 위원장이 1일 오전 서울 광화문광장 세월호 희생자 분향소 옆에서 천막을 치고 특조위 활동 정상화 촉구 단식 6일째 단식 중 단원고 희생자 고 김초원 교사 아버지 김성욱씨가 방문해 딸의 사진을 보여주고 있다.
▲ 고 김초원 교사 아빠 "위원장님 제 딸입니다" 2016년 8월 1일 당시 세월호특조위 이석태 위원장이 서울 광화문광장 세월호 희생자 분향소 옆에서 천막을 치고 특조위 활동 정상화 촉구 단식 6일째 단식 중 단원고 희생자 고 김초원 교사 아버지 김성욱씨가 방문해 딸의 사진을 보여주고 있다.
ⓒ 이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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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하루만큼은 2학년 3반 아이들과 행복했으면"


-문재인 대통령이 오늘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기간제 교사 두 명의 순직 인정 절차를 진행하라고 지시했는데.

"너무 감격스럽고 뜻밖이었다. 어제만 해도 오늘이 스승의 날인 걸 떠올리며 착잡했다. 우리 초원이가 살아있으면 제자들과 기뻐했을 텐데 라는 생각을 하며 속상했다. 13일에는 서울 광화문 세월호 광장에서 전교조 선생님들이 '별이 된 선생님 기억하자'고 촛불 문화제를 열어 참석했다. 그곳에서도 우리 딸, 2학년 3반 담임 김초원 선생님의 최소한의 명예를 지켜 달라고 호소했다. 적어도 선생님으로서의 순직을 인정해 달라는 편지를 읽었는데, 하루 만에 이런 소식을 접했다."



-오늘 문 대통령의 지시가 있을 거라는 얘기를 사전에 모르셨나.

"전혀 몰랐다. 지금이 사과 철이라 거창에서 누나와 사과를 솎아내고 있었다. 일하고 있다 여기저기서 전화를 받고서야 알았다. 깜짝 놀라서 같이 일하던 누나와 많이 울었다. 생각지도 못한 소식이라 정말 많이 (울먹이며) 울었다. 문재인 대통령이 세월호 참사를 모른 척 하지는 않을 거라는 믿음이 있었다. 우리 초원이와 이지혜 선생님의 순직 인정을 약속하셨으니 해결될 거라고 막연하게만 생각했다. 대통령 임기가 5년인데 설마 그 안에는 되겠지 그런 생각만 했는데, 갑작스럽게 오늘 이런 소식을 들으니 깜짝 놀랐다. 약속을 잊지 않고 지켜준 대통령에게 너무 감사하다."



-지난 3년간 많이 애태우셨을 거 같다.

"말로 다 못한다. 3년간 얼마나 소리를 많이 지르고 울었으면 성대가 망가져서 인공성대를 삽입했겠나. 아직 자리를 덜 잡아서 기침도 나고 목도 아픈데, 오늘 이 소식을 들으니까 다 나은 거 같다."



-공무원연금공단을 상대로 김초원 교사의 순직을 인정하라는 소송을 하고 계시는데.

"판결이 나기 전에 특별법이 만들어져서 우리 초원이와 또 다른 기간제 교사인 이지혜 선생님의 명예가 회복되면 소를 취하할 생각이다. 다만 경기도와 관련한 소송은 계속 진행할 것이다. 현재 전국에 4만6000명의 기간제 교사가 있다고 들었다. 2014년도까지는 1년 계약도 가능했는데, 2015년 이후에는 계약을 월별로 한다고 들었다. 너무 안타깝다. 기간제 교사를 아무나 하는 건 아니다. 교원 자격증도 있고 아이들을 사랑하고 교육에 대한 사명감도 있다. 이들이 자긍심을 갖고 일할 수 있도록 법이 완화됐으면 좋겠다."



김성욱씨는 지난달 14일 경기도(대표자 경기도교육감)를 상대로 보험 미가입에 관해 책임을 묻는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경기도가 공립학교 교사들에게는 의무적으로 생명·상해보험의 단체보험에 가입하고 보험료를 지급했지만, 기간제교사는 제외시켰기 때문이다.



소송을 대리하는 윤지영 변호사(공익인권법재단 공감)는 "경기도가 수학여행에 대비해 여행자보험에 가입했는데, 피보험자를 2학년 학생들로 제한했다"라며 "이러다 보니 수학여행을 간 사람들 중에서 기간제 교사인 김초원, 이지혜 선생님에게만 수학여행 중 사고에 대비할 어떠한 보험도 없었다"라고 말했다.



-문재인 정부에서 세월호 참사의 진상규명이 잘 이루어질 거라 기대하나.

"기대가 많다. 문재인 대통령이 약속을 지키는 사람이라고 믿는다. 하지만 제일 급한 건 미수습자를 찾는 것이다. 이들이 하루빨리 가족 품에 돌아왔으면 좋겠다. 세월호 선체를 조사 중인데, 이 역시도 이유가 정확히 밝혀져야 한다. 당연히 책임자도 처벌받아야 한다. 특조위도 하루 빨리 가동됐으면 좋겠다. 배가 침몰했고 사람이 죽었다. 3년간 끌어올 사안이 아니지 않나. 모든 진상이 밝혀지고 대한민국에 다시는 엄청난 참사가 없었으면 좋겠다. 안전한 나라를 꿈꾼다."



-딸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초원아, 이 아빠가 이제야 조금 너에게 덜 부끄러워질 수 있게 됐다. (울먹이며) 우리 초원이를 언젠가는 만나게 될 텐데, 순직 인정이 안됐다면 너무 죄스러워 네 앞에 설 수 없었을 거 같다. 오늘 이렇게 순직 인정을 위해 한 발자국 다가갔다. 순직이 인정되고 나면, 우리 초원이 만나도 아빠가 덜 미안할거 같다. 우리 딸 명예를 되찾아줬다는 마음이 들어 너무 다행스럽다. 초원아, 오늘 하루만큼은 하늘나라에서 기쁜 소식을 듣고 2학년 3반 제자들하고 기쁜 하루를 보내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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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장지혜 기자 입니다. 세상의 바람에 흔들리기보다는 세상으로 바람을 날려보내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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