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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공판 출석하는 정호성 정호성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이 5일 오후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비선실세 국정농단’ 사태 첫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 첫 공판 출석하는 정호성 지난 5일 열린 '비선실세 국정농단' 사태 첫 공판에 출석한 정호성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
ⓒ 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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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께서도 뭔가 더 잘해보려는 취지였습니다. 그런데 그런(국정농단했다)는 얘기를 들으면 가슴이 아픈 측면이 있습니다..."

법정에 마이크를 들고 홀로 선 그는 수십년 간 보좌해온 대통령에 대한 심정적 변호를 펴 나갔다. 착잡한 표정이었다. 그러나 변호는 거기까지였다. 그는 국정 농단의 본질적 책임은 대통령에게 있음을 분명히 말했다. 

최순실씨에게 청와대 비밀 문건을 다량 유출한 혐의로 구속기소된 정호성 전 청와대 비서관이 법정에서 대통령과 공모해 공무상 비밀누설을 한 사실이 있다고 사실상 인정했다. 아울러 본인이 비밀누설을 한 배경에는 박 대통령의 '포괄적 지시'가 있었다고 진술했다.

18일 서울중앙지법 형사22부(재판장 김세연) 심리로 열린 두번째 공판에서 정 전 비서관은 "박 대통령이 최순실의 의견을 들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면서 "최씨의 수정 내용을 최종 반영한 것도 대통령"이라고 진술했다.

"건건이 시킨건 아니지만... 큰 틀에서 대통령 뜻이라 생각"

정 전 비서관은 이날 "큰 틀에서 박 대통령의 의견을 따라 최씨에게 문건을 전달하고 정정한 절차를 거친 것을 인정한다"고 말했다. 이어 "대통령이 최씨 의견을 듣고 반영할 부분이 있으면 반영하라고 했다"고 덧붙였다.

박 대통령과의 공모 여부에 대해서는 "재판부가 판단해달라"면서 말을 아꼈다. 최씨 측에 보낸 장관 인선자료와 대통령 해외순방 일정 등 자료 47건이 공무상 기밀에 해당한다는 점도 인정했다.

사실상의 '백기투항'인 셈이다. 그는 지난해 12월 29일 열렸던 2회 공판준비기일때는 본인의 혐의를 부인한 바 있다. 특히 지난 5일 열렸던 첫 공판 때는 검찰 증거들에 의문을 제기하며 치열한 법리다툼에 나설 것을 시사했다. 청와대 비밀문서가 무더기로 나온 최순실씨의 태블릿 PC에 대해서는 '조작된 증거'라면서 재감정을 신청하기도 했다. 

갑자기 태도가 바뀐 것에 대해 정 전 비서관 측 변호인은 "피고인이 공모와 관련해 법률적 개념에 혼동이 있어 마치 말을 바꾸는 것처럼 여겨질 수 있다"면서 "변호인과 얘기를 통해 사실관계를 정리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 전 비서관 측은 검찰이 재판 관련해 제시한 증거에 대해서도 모두 동의하겠다고 밝혔다.

정 전 비서관이 돌연 혐의를 모두 인정하게 된 데는 최근 특검 수사와 재판 과정에서 밝혀지는 사실들이 영향을 미친것으로 보인다. 박근혜 대통령이 뇌물죄 등 범죄와 연루되어 있을 가능성이 높아지는 가운데 혼자서 혐의를 부인하며 대통령을 보호해봐야 실익이 없다는 판단이다.

정 전 비서관은 실제로 이날 자신의 책임 상당부분을 적극적으로 박 대통령에게 미뤘다. 그는 "(대통령이) 건건이 (비밀 문서를) 보낼 것을 지시한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큰 틀에서 대통령의 뜻이 그렇다보니 그렇게 했다"고 진술했다.

정 전 비서관이 혐의를 인정함에 따라 검찰은 추후 재판에서 박 대통령과의 공모 부분을 입증하는 데 주력할 전망이다. 검찰은 이날 "다음 기일 때 주제별로 나눠서 3시간 정도 구체적인 공소사실과 증거관계를 설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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