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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 레이버넷' 공동대표 야스다 유키히로
 '일본 레이버넷' 공동대표 야스다 유키히로
ⓒ 문주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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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레이버넷의) 뉴스가 사실과 다르다거나 빨갱이다, 북조선 '세작'이라는 공격도 있어요. 그렇다고 (일본에서는) 규제를 하지는 않아요."

일본 최대 비영리 노동 정보 사이트 '일본 레이버넷' 공동대표 야스다 유키히로씨의 말이다. 참소리는 지난 5일 서울 홍대 앞에서 야스다 대표를 만나 인터뷰를 했다. 그리고 지난 13일 한 차례 서면 인터뷰를 하며 한국 정부의 '인터넷신문 등록요건 강화' 시도에 대해 의견을 물었다.

지난 18일부터 인터넷신문의 등록요건을 강화하는 '신문법 시행령 개정안'이 시행됐다. 앞으로 5인 이상의 상근 고용인력(4대보험 적용)을 갖출 수 있는 규모만 인정한다는 내용으로 기존 인터넷신문은 1년의 유예기간을 두고 적용한다. 다수의 인터넷신문이 사실상 폐간 위기에 놓였다.

"한국이라면 폐간될 일본 레이버넷, 일본은 규제가 없습니다"

'일본 레이버넷'은 일본 내 노동 관련 소식을 전하고, 해외 뉴스를 소개하는 노동 정보 사이트다. 사회운동에 관심이 많은 500여 명의 회원들은 노동 문화제와 노동 영화제를 기획하기도 하고, 각종 토론과 교류회를 열어 커뮤니티를 이루고 있다. 

한 달 방문자 수는 약 20만 명. 방문자 수와 페이지뷰 수치만 놓고 볼 때, 한국의 유력한 인터넷신문과 비교해도 전혀 모자를 것이 없다. 하지만 최근 박근혜 정부가 사이비 언론 근절을 이유로 인터넷신문 등록요건을 강화한 신문법 시행령 개정안을 적용한다면 '레이버넷'도 퇴출 대상에 포함된다.

비상근 운영위원 10~15명과 공동대표 5명의 논의와 합의를 통해 운영되는 레이버넷은 상시고용 인력이 없다. 4대 보험으로 증명이 가능한 상시 고용인력 5명을 충족요건으로 하는 한국의 인터넷신문 등록요건을 채울 여력이 없는 것이다. 그러나 야스다 대표는 폐간 걱정을 하지 않는다.

"나라마다 제도가 다르니까 간단하게 말하는 것이 쉽지는 않아요. 그렇지만 일본 같은 경우에는 규제가 따로 있지 않아요. 그렇다보니 특별히 의무가 있는 것도 아니고 권리가 있는 것도 아니죠."

야스다 대표는 한국의 인터넷 언론 <참세상> 등에서 생산하는 기사를 번역해 레이버넷에 게재한다. 레이버넷 홈페이지 메인에는 삼성, 비정규직, 해고 문제 등 참세상이 다룬 한국의 주요 노동 이슈 소식들이 눈에 띈다.

 '일본 레이버넷'의 첫 화면. 한국 인터넷언론이 보도한 노동계 기사들도 눈에 띈다. 일본 레이버넷은 일본 내 여러 사회운동의 소식들도 전한다. 특히 최근 안보법안 논란과 후쿠시마 핵폭발사고와 관련된 사회운동의 동향을 이곳에서 파악할 수 있다.
 '일본 레이버넷'의 첫 화면. 한국 인터넷언론이 보도한 노동계 기사들도 눈에 띈다. 일본 레이버넷은 일본 내 여러 사회운동의 소식들도 전한다. 특히 최근 안보법안 논란과 후쿠시마 핵폭발사고와 관련된 사회운동의 동향을 이곳에서 파악할 수 있다.
ⓒ 문주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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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류언론이 외면하는 일본 내 소식, 레이버넷이 다뤄요"

"한국의 조중동과 한겨레는 일본어 페이지를 가지고 있습니다. 레이버넷이 올리는 기사는 조중동이 전하지 않는 한국 사회의 움직임입니다. 한국의 작은 인터넷신문들의 기사들은 내용적으로도 충실하고 질도 높아요. 시간을 들여서 번역해 일본에 소개하는 것은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한국 사회운동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에게 중요한 정보가 되고 있습니다."

이렇게 소개되는 한국의 인터넷신문 기사들은 일본 레이버넷 내에서 인기가 많은 콘텐츠다. 그리고 이 기사들은 일본 내 위키피디아 등 다른 인터넷 미디어로 많이 인용되기도 한다.

"그런 의미에서 본다고 하면 레이버넷에 회원들이 올리는 일본 노동 관련 뉴스들은 '카더라 통신' 수준이에요. 회원들이 소속한 노조나 단체가 생산한 뉴스를 수시로 게재합니다. 누가 집회를 열었다더라와 같은 기사가 많아요. 일부 회원들에게 의뢰해서 칼럼이나 수필도 게재하고 있기는 합니다. 노동계 카더라 통신이라고 할 수 있죠."

만약 사이비언론 근절을 위해 인터넷신문 강제 폐간을 시도하는 정부의 관계자가 들었다면 어떤 반응을 보일까? 앞서 레이버넷에 대한 일부 비판에 대해 야스다 대표는 "그렇다면 진정한 팩트를 가르쳐 달라고 묻고 싶어요"라고 반문한다.

레이버넷이 올리는 기사에는 전문 언론인 회원들이 쓰는 뛰어난 기사도 있고 한다. 그렇지만 야스다 대표는 그것만이 좋은 기사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무책임한 보도를 하겠다는 취지는 물론 아니다. 팩트로 포장하여 외면하는 것, 노동자와 민중들의 이야기가 그렇게 감춰지는 문제점을 강조한 것이다.

"일본 상황에서 팩트보다 목소리를 지르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레이버넷의 '카더라 통신'과 같은 기사가 사회적 주목을 모으고, 주류언론들이 심도 있는 취재를 해서 사회에 알려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일본인들은 주류언론들이 외면하고 있는 일본의 안보법안 관련 반대 집회를 비롯해 각종 반정부 집회 소식을 레이버넷을 통해 접한다. 일본의 주류언론들은 객관보도에 대한 의식이 강한 편이어서 검증되지 않은 사회운동이나 원외의 정치활동 등에 관한 소식을 잘 보도하지 않는다는 것이 야스다 대표의 설명이다. 그는 "정치적 편향에 대해 일본 주류언론들은 겁이 많은 편입니다"고 평가했다.

"아베 정권에 반대하는 모임과 집회 소식을 주류언론들은 다루지 않아요. 예를 들어 10만 명이 모인 시위가 있었다고 하더라도 경찰 측 추산 3만 명이 모였다고 보도를 하죠. 한국의 보수언론과 다르지 않아요. 한국에는 한겨레, 경향과 같은 성향의 종이신문이 있지만 일본에는 없어요. 시민이나 노동자의 목소리를 전해주는 매체가 없죠. 그래서 레이버넷의 역할이 커요. 정보가 없다보니 그만큼 레이버넷을 찾는 거죠."

"국정언론만 존재한 결과, 일본 민중들은 잘 알고 있습니다"

아베 정권 입장에서는 눈엣가시 같은 매체. 그렇지만 아베 정부는 인터넷매체에 대한 규제를 하지 않고 있다. 그래서 야스다 대표는 박근혜 정부가 나서서 인터넷신문을 폐간하려는 정책에 대해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무엇보다 5인 상근 인력을 채워야 인터넷신문 등록요건을 채운다는 정책에 대해 의문을 표했다.

"사이비 언론의 평가 잣대가 상시 고용자 수와는 관계가 없습니다. 만약에 상시 고용이 적은 언론들 중에 사이비 언론이 많다는 주장을 하려면 그 수와 기사의 질 사이에 어떤 관계가 있는지 구체적인 사실이 제시되어야 합니다. 인터넷 언론의 특징은 기존 주류언론과 다른 다양한 내용과 형식의 기사들을 적은 인원으로 발표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무엇보다 기사의 질과 신뢰성은 정부가 보증하는 것이 아닙니다. 기사를 읽는 독자가 판단하면 됩니다. 한국정부는 인터넷신문의 특성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정부는 언론에 개입할 수 있는 권한이 없어요. 정부가 인정하거나 인정하지 않거나 언론은 보도를 할 권리를 갖고 있죠."

최근 자민·공명 연립 정권이 언론 개입의 수위를 높이고 있는 것도 부정할 수 없는 현실이다. 그런 점에서 박근혜 정권과 아베 정권은 비슷한 점이 많다. 그러나 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 정부의 언론 통제에 대한 반성의 분위기가 있어 국가의 언론 개입에 대한 강한 경계심도 존재한다고 한다.

실제로 요미우리 신문은 지난 8월 13일, 전쟁 당시 군부의 '거짓말'을 그대로 전하는 나팔수 역할을 했다는 사실을 반성하는 특집 기사를 실은 바 있다. 군부의 정보 통제와 제한을 넘어 언론 스스로가 일본의 전쟁에 적극적이었다는 반성을 담은 내용을 지난 2006년에도 보도한 바 있다.

일본의 전쟁 침략 행위가 가져온 결과가 참혹했다는 것은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다. 이른바 '국정언론'만이 존재할 때, 고삐 풀린 군부와 정권의 결과는 야만뿐이라는 것이 야스다 대표의 생각이다.

"전두환 정권의 언론 통폐합이 연상됩니다. 인터넷언론의 특성을 손상하는 정책은 인터넷·콘텐츠의 발전을 저해하고 국민의 알 권리와 표현의 자유 등 기본적인 인권도 침해합니다. 요즘 한국은 국정교과서의 역사 해석의 다양성을 부정하고 정부에 의한 획일적인 '공식' 해석을 강요하고 있어 문제가 되고 있어요. 인터넷 언론도 똑같습니다. 주류언론에서도 다양한 논조의 언론이 필요하지만, 인터넷언론은 더욱 다양성이 중요합니다. 그래서 '올바른 언론'의 기준을 만들고 그 기준의 일탈을 인정하지 않겠다는 태도는 정부의 입맛에 맞지 않는 정보를 배제하고 정부의 입맛이 맞는 기사만을 생산하는 '국정언론'을 만든다는 시도로 밖에 볼 수 없습니다. 그 결과를 일본 민중들은 잘 알고 있습니다."

한편, 야스다 대표는 언론 등록을 못하면 언론으로 인정받을 수 없는 기이한 한국의 현실 속에서 굽힘 없이 소규모 인터넷언론들이 언론 활동을 했으면 하는 바람을 전했다.

"한국의 경우, 언론 등록을 못하면 여러 가지 불이익이 있다고 하는데, 세계적으로 프리랜서 기자와 대안 미디어 기자들은 취재증이 없이 활동을 합니다. 어려움이 많지만, 그래도 취재는 할 수 있고 기사도 쓸 수 있습니다. 너무 이상적으로 들릴 수 있지만, 언론 등록을 하지 않더라도 자유롭게 취재를 할 수 있게 하고, 생산된 기사 내용이 좋다면 지원도 받고 광고도 모을 수 있게 해야 한다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만약 소규모 인터넷언론이 등록 취소를 당하더라도, 언론으로서의 긍지를 가지고 언론활동을 계속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해주면 좋겠습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전북인터넷대안언론 참소리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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