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명의 시민기자가 개의 기사를 작성하였습니다. 시민기자 전환하기
【오마이뉴스는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생활글도 뉴스로 채택하고 있습니다. 개인의 경험을 통해 뉴스를 좀더 생생하고 구체적으로 파악할 수 있습니다. 당신의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한 석 달 전에 나의 사랑하는 후배 서석진이 고목을 태워 방을 덥히고 자다가 일산화탄소를 마셔 죽음 직전까지 이른 적이 있었습니다. 아무 의식 없이 산소 호흡기에 의지한 채 병원 중환자실에 누워있는 그를 보고 '아! 서석진 빨리 회복되어 일어나길'이라는 제목으로, 또 기적적으로 그가 의식을 회복해서 의사도 놀랄 정도로 회복하고 있는 모습을 보고 '석진이가 빠른 속도로 회복되고 있습니다'라는 글을 올렸던 적이 있습니다.

그 이후 근황을 궁금해 하시는 분들이 있을 것 같아 석진이의 근황을 간단하게 올립니다.

그는 일산화탄소 중독으로 생명이 극히 위독한 상태에서 그의 거처지 문경은 말할 것도 없거니와 대구에서도 경북대병원, 영남대병원에서 살아날 가능성이 없다면서 입원을 거절당하고 마지막 찾은 곳이 계명대부속병원인 동산의료원이었습니다. 거기서 한 일주일 정도 치료를 받고 의식이 조금 회복되어 우리를 기쁘게 했습니다.

병원비도 병원비려니와 간병의 어려움 등이 따라 시민단체 활동을 함께 한 적이 있는 후배의 병원(고려대안산병원)으로 옮겨서 치료를 받고 많이 좋아졌습니다. 가스 중독에 대한 치료는 한양방 치료를 병행하는 곳이 좋다고 해서 연희동 동서한방병원으로 옮겨서 한 두 달여 치료를 받았습니다.

그곳에서 두 달여를 치료받다 보니 특별히 더 치료할 것도 마땅찮고 병원에 있으면 비용 부담이 만만치 않으니까 퇴원하면 좋겠다는 담당 의사의 말에 우리와 함께 생활하기 시작한 지가 한 달여 되었습니다.

그가 갈 적당한 곳이 없었고 또 문경 집으로 돌아가자니 혼자 생활해야 할 형편이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는 아직 뇌가 완전히 회복된 것이 아니어서 우울증 증세, 대인 기피증세 등으로 혼자 방치하면 위험한 일이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교회 사택인 만큼 사람들이 항상 있고 또 아이들도 좋아해 우리와 함께 생활하게 된 것입니다.

그는 말이 없었습니다. 하지만 시키는 것은 잘 처리해 냈습니다. 예배는 말할 것도 없고 새벽기도회 때도 빠지지 않고 참석했습니다. 또 교회 아니면 집안 일도 단순한 것은 잘 처리해냈습니다.

가령 청소기로 거실 바닥을 소제하는 일이라든지 마당에 풀을 뽑는 일, 또 우편 발송을 위해 봉투에 풀칠 하는 일 등을 아주 깔끔하게 처리해 냈습니다. 언젠가는 한 집사님의 포도 농사 돕는 일을 하루 종일 잘 소화해 내기도 했습니다. 말 수가 적은 것을 빼놓고는 거의 정상에 가까워졌다는 것이 우리의 생각이었습니다.

한 이순(二旬) 전에 저의 담임목사 취임식이 교회에서 있었습니다. 그 때 서울에서 몇 사람이 축하 차 내려왔습니다. 석진이를 끔찍이도 사랑하는 사람들이었습니다. 행사가 끝나고 그들이 석진이 병원 진료할 때가 지났다며 그를 데리고 올라갔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석진이의 좌뇌가 완전히 회복되지 않아 일 주일에 두세 번 정도 정기적으로 통원치료를 받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감정을 표현하는 기능을 가진 뇌도 좌뇌에 포함되어 있는데, 그가 감정 표현을 하지 못하는 것이 좌뇌 회복의 더딤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이곳에서 서울의 병원까지 일주일에 두세 번 통원치료를 받는 것은 가능하지 않은 일이라 석진이를 데리고 올라간 그 지기(知己)의 집에 기거하면서 병원을 다니고 있다고 합니다. 그가 좌뇌까지 어느 정도 회복되고 나면 다시 우리와 함께 생활하게 될 것입니다.

석진이의 회복에는 많은 사람들의 눈물어린 기도와 후원이 있었습니다. 적지 않은 병원비도 그를 아끼는 지기들이 십시일반으로 모아 지불했습니다. 많게는 기 백만원에서 적게는 몇 만원에 이르기까지 아주 많은 사람들이 후원의 대열에 합류했습니다. 이들의 도움에 답하기라도 하는 듯 석진이는 의사도 놀랄 정도로 빨리 회복되어 주었습니다.

사람의 목숨도 돈으로 환산되기 쉬운 세상을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런 세상에서 한 생명을 살리고자 혼연일체가 되어 움직인 석진이 주위의 사람들은 세상의 흐름을 거슬러는 사람들인 줄도 모릅니다.

한 영혼을 소중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끝까지 함께 하면서 그의 완쾌를 위해 기도해주시고 마음과 정성을 모아주시면 참 좋겠습니다. 석진이를 대신해서 많은 분들께 감사하다는 인사 올립니다.

덧붙이는 글 | 서울민중연합 민족학교 사무처장을 지낸 후배 서석진이 회복되어 재활 치료 중에 있습니다. 완쾌 되기까지는 시일이 좀 걸릴 것 같다는 담당의사의 의견입니다. 빨리 회복될 수 있도록 성원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진실과 정의를 추구하는 오마이뉴스를 후원해주세요!

후원문의 : 010-3270-3828 / 02-733-5505 (내선 0)

오마이뉴스 후원하기

포도 향기 그윽한 김천 외곽 봉산면에서 농촌 목회를 하고 있습니다. 세상과 분리된 교회가 아닌 아웃과 아픔 기쁨을 함께 하는 목회를 하려고 합니다.




연도별 콘텐츠 보기